본문 바로가기

이야기

크리스찬 맥브라이드의 공연을 보고...


어제 로테르담에서 그의 퀸텟 공연을 보았다.
여지컷, 많은 훌륭한 베이스 연주자들의 공연을 보았는데, 이상하게 그동안 크리스찬 맥브라이드의 공연을 본것 어제가 처음이었다.
그러하기에 기대도 매우 커서 설레는 맘으로 그 공연장으로 향했다.
아, 그는 인간이 아니었다. 내가 그의 수많은 앨범과 라이브 동영상을 보았음에도 난 어제 내눈으로 직접 본 그의 연주를 믿을 수 없었다.
그는 찰스밍거스, 레이브라운, 폴 챔버스, 론카터등 내가 존경하는 모든 대가들의 집대성한 결정체였다. 과거의 대가들의 연주를 모두 흡수하여 재창조해 낸 진정 위대한 베이스의 "신"이었다. 그의 연주는 "좋다", "신난다", "잘한다", "죽인다"등의 그 어떤 수식어로도 표현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냥 그 자체가 '베이스'였고 '재즈'였으며 '음악'이였고 '예술'이었다.
내가 아는 그 보다 100배는 더 잘했다. 내 눈앞에서 펼쳐진 그의 연주를 믿을 수 없었다. 지금도 그건 현실이 아니었던 것만같다.
대부분의 경우 나 자신과 비교를 하게 되는데, 그 앞에서는 감히 그럴수가 없었다.
그의 음악은 내게 '재즈의 정의'를 가슴으로 느끼게 해 주었다. 마치 내가 어떤 종교에 미친듯이 몰입하게 되는 것과 같은 심적 감동을 주었다.

네덜란드 최고의 베이스 연주가인 '하인 반 드 헤인'이 20여년전에 크리스찬 맥브라이드가 10대일때 베이스 연주하는 것을 보고는 "스윙이라는 것은 바로 저렇게 하는 것이고 난 그렇게 할 자신이 없다."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처음에 그 이야기를 들었을때, 그가 정말 그런 이야기를 했다는 것을 믿지 못했는데, 이젠 믿을 수 있다. 레이브라운과 론카터, 폴챔버스가 그의 손끝에 있었다. 수많은 베이스연주자들이 도달하고 싶어하는 그 경지에서 마치 구름위의 신선처럼 그는 웃고 있는 것이다.

그가 아직도 젊어 앞으로도 그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건 내게 크나큰 행운이다.
그에게 정말 내가 표현할 수 있는 최고의 찬사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