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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늙은 자전거
    이야기 2009. 1. 23. 06:35
    삐거덧 거립니다. 체인도 자주 빠지고, 멈추라고 그래도 잘 멈추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빨리 가지도 못하고 말이죠. 바지에 아주 더러운 기름때를 묻히기도 하고, 바람이 불면 뒤로 밀리기까지 하는 5년된 자전거입니다.
    하지만, 제가 불평을 이야기할 순 없습니다. 매일 매일 타는 데도 불구하고 청소 한번 제대로 해준 적 없고, 고장난 것을 고쳐준적도 거의 없습니다. 아무곳에나 묶어놓고, 비맞아도 닦아주지도 않고 말이죠. 5년간 저에게 희생한 것에 비하면 제가 해준 것이 너무 없군요. 사실 아직까지 움직여주는게 고마울 따름입니다. 앞으로 1년 6개월만 더 움직여주기를 간절히 희망합니다. 주인을 잘 만났다면 좀더 편하게 살수 있었을 것을, 어찌보면 내게 불평없이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전 감사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더러워진 자전거를 보면서, 오늘은 꼭 닦아줘야지라고 생각해도 곧 잊어먹고 그냥 나두기를 5년. 이젠 정말 시간 한번 내서 청소도 해주고, 고장난 곳도 고쳐주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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