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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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길목에서이야기 2009. 2. 23. 19:18
또 다른 봄이 다가 옵니다. 인생을 살면서 내 나이 만큼이나 봄을 맞이 해 봤습니다. 그리 적은 횟수는 아닌데도, 아직도 봄이 오면 맘이 설레입니다. 추운 겨울동안 움추리었던 나의 몸과 마음을 따뜻히 녹여주며, 생동감을 불어 넣어주는 봄이 정말 좋습니다. 지난 일들이 어떻든 간에 희망을 볼 수 있습니다. 올해 네덜란드의 봄은 예전보단 늦는 것인지 추위가 계속 버티고 있네요. 이러다가도 어느 한순간에 햇살과 함계 포근함이 온 나라를 감싸며 봄이 갑자기 시작되는 게 이곳이기도 합니다. 사람들과는 다르게 날씨는 성격이 정말 화끈합니다. 많은 네덜란드 사람들이 저처럼 봄을 간절히 기다리지 않을까 하네요. 요번 겨울이 춥고 길었으니까요. 새 봄과 함께 제 맘에도 새 기운으로 충만하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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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자전거이야기 2009. 1. 23. 06:35
삐거덧 거립니다. 체인도 자주 빠지고, 멈추라고 그래도 잘 멈추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빨리 가지도 못하고 말이죠. 바지에 아주 더러운 기름때를 묻히기도 하고, 바람이 불면 뒤로 밀리기까지 하는 5년된 자전거입니다. 하지만, 제가 불평을 이야기할 순 없습니다. 매일 매일 타는 데도 불구하고 청소 한번 제대로 해준 적 없고, 고장난 것을 고쳐준적도 거의 없습니다. 아무곳에나 묶어놓고, 비맞아도 닦아주지도 않고 말이죠. 5년간 저에게 희생한 것에 비하면 제가 해준 것이 너무 없군요. 사실 아직까지 움직여주는게 고마울 따름입니다. 앞으로 1년 6개월만 더 움직여주기를 간절히 희망합니다. 주인을 잘 만났다면 좀더 편하게 살수 있었을 것을, 어찌보면 내게 불평없이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전 감사해야 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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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을 시작함과 동시에 쏟아져 나오는 과제들.이야기 2009. 1. 14. 06:51
2009년을 맞이하여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항상 목표만 가득하고 성과가 없었기에 현실성있는 연습계획을 세우리라 맘 먹었는데, 연습을 하다보니 왜이리 할게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이것 저것 다 계획에 포함시키다보면 어느덧 계획은 산더미처럼 쌓이고 연말이 되면 못다이룬 계획을 보면서 자책할텐데 말이죠. 일단, 연습해야 할 것들을 말해 보자면, 기초 테크닉 연습, 곡외우기, 보잉 테크닉 연습, 카피하기, 몇몇 교재들 보면서 연구하기, 여러가지 리듬 연습하기, 변박자 연습하기, 다양한 솔로 방식 연구하기, 청음연습, 피아노 연습, 이론공부 등등, 큰 항목만 해도 꽤 됩니다. 이것들을 또 세부적으로 나누면 15가지이상의 항목으로 나뉘는군요. 연주를 하는 이상 이러한 연습 과제들은 줄지 않을 텐데, 더더욱 집중력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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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의 겨울이야기 2009. 1. 12. 20:39
원래 그리 춥지 않은 겨울이었습니다. 아니 10년전에는 눈도 많이 오고 추웠답니다. 하지만, 5년전 제가 여기 오고 나서 겨울에 눈이 쌓일 정도로 추웠던 적은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드디어 운하가 얼 정도로 춥네요.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스케이트 타는 것을 볼 수 있고, 길가에도 얼음이 얼어 조심히 걸어야 하네요. 여기 사람들은 워낙 긍정적인 사람들이라 그다시 걱정하지 않겠지만, 우리 외국인에게는 추우면 왠지 향수병이 도지는게 바닥으로 가라앉는 기분입니다. 저도 추우면 움추려드는게 연습의욕도 안생기고, 연주하러 가서도 제 실력을 발휘 못하는게 추위가 어서 물러가 화사한 봄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이럴땐 그냥 집에서 좋은 음악들으면서 책읽으며 시간 보내는게 제일 좋네요.